안녕하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방식-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입니다.
병원 진료실에는 다양한 분들이 찾아옵니다. 영·유아, 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지요. 그 중에서도 저는 요즘 유아, 어린이, 청소년 등의 미성년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료하며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산부인과에서의 '아동학대'라는 주제를 연속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외래 진료를 통해 겪었던 여러 사례를 공유하고, 마음 속에 품었던 질문을 나누며 좀 더 이런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거나 함께 답을 구해보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케이스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가 로즈앤의원에 방문했습니다. 아이가 '밑이 간지럽다'고 해 내원한 경우로, 위생 상태가 약간 좋지 않은 상태였지요.
그런데 엄마가 친모가 아니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말로는 자신이 여러 번 물어보니 '친할아버지가 씻길 때 손가락으로 밑을 건드렸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아동을 진찰할 때는
이 점이 어른과 다릅니다.
① 사전 준비
아이를 진찰할 때에는 부모와 아이 모두의 심리적 편안함이 우선입니다.
먼저 부모에게 진찰의 목적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여 불안감을 줄여줍니다. 아이에게도 나이에 맞는 언어로 진찰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긴장하지 않도록 부모와 함께 기다릴 수 있게 해 진료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냅니다.
② 문진(History Taking)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월경 시작 여부(아직 시작 전일 가능성이 크지요), 배뇨·배변 문제, 분비물 등의 증상에 대해 부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보통 부모가 아이의 분비물이 묻은 팬티 사진을 찍어오거나, 자세하게 분비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든다면 "원래 팬티가 깨끗했는데, 2-3일전부터 노랗게 팬티에 뭐가 묻어요, 냄새도 심하구요." 이런 내용입니다.
설명이 더 필요한 경우 아이에게도 간단히 물어보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대화합니다.
③ 신체 검사
먼저 아이의 전체 몸 건강을 점검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성장 상태, 체중, 신장 등을 확인합니다.
이후 외음부 시진, 즉 의사가 눈으로 피부를 관찰해 진료합니다. 아이의 외음부를 살펴 비정상적인 발적, 분비물, 염증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는데요. 시작할 때에는 면봉으로 먼저 손이나 다리에 문지르며 "이거봐, 여기에 이렇게 하니까 하나도 안 아프지?이걸 밑에 잠깐 할꺼야. 그냥 이걸로 선생님이 보기만 할꺼야." 라며 설득하고 안심시켜줍니다.
진찰 중에는 부모가 함께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나이가 아주 어린 경우는 엄마가 아이를 안고 진찰대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혼자 진찰대에 앉을 수 있는 경우는 엄마가 바로 옆에 있게 합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복부 초음파로 제한합니다. 기구 등을 넣는 검사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검사 시 어떤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나요?
① 피부 및 점막 상태
1) 색 변화: 비정상적인 발적(붉어짐)이나 창백한 부위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보통 꼭 끼는 바지를 입거나 해 대음순이 꼭 붙어있는 경우 어린 여아들에게서 기저귀 발진처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2) 염증 또는 감염 징후: 피부 발진, 부종(부기), 열감, 통증 등이 있는지 봅니다.
3) 건조 또는 궤양: 점막이 지나치게 건조하거나 상처, 궤양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분비물
1) 색깔, 양, 냄새: 정상적인 질 분비물과 비교했을 때 색이 노랗거나 녹색이거나, 피가 비치거나, 혹은 안좋은 냄새가 나는 등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살핍니다.
2) 분비물의 위치와 패턴: 어떤 부위에서 분비물이 관찰되는지 확인합니다. 보통 질 입구에서 바깥으로 삐져나온 분비물의 양상을 보고 판단합니다.
③ 비대 및 돌출 부위
1) 음순 및 주변 조직: 대음순, 소음순, 음핵 등의 비대(지나치게 커짐)가 있는지, 대칭적인지 살핍니다.
2) 탈출증 징후: 질구나 주변에서 조직이 탈출된 것처럼 보이는지를 확인합니다. 가끔 탈장(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빠져 나오거나 돌출되는 증상)이 있는 친구들이 "사타구니에 뭐가 만져져요."하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④ 피부병변 또는 이상소견
1) 혹, 낭종, 사마귀, 궤양: 외음부나 질 입구에 혹이나 비정상적인 돌출, 궤양 또는 사마귀와 같은 병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모낭염: 음모 부위에 염증이 있는지 살핍니다.
⑤ 발달/위생 상태
어린 아이나 청소년에서는 음모 발달 정도 등의 2차 성징의 발달 상태를 확인합니다. 아울러 위생 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위생 교육을 알려드리며 권합니다.
⑥ 회음부 상태
회음부에 열상(찢어진 부분), 흉터, 혹은 기타 손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또 처녀막 안쪽을 면봉으로 살짝 열어보고, 비비탄 총알 등의 작은 장난감과 같은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산부인과적 문제는 없지만
학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때
의사는 고민합니다.
앞서 언급한 케이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은 '아기가 밑이 간지럽다고 한다.' 라는 증상으로 산부인과 의원에 온 경우 의사인 제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이 분은 유독 '안 괜찮다, 문제가 있다.'는 말을 더 듣고 싶어하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와의 대화 중 시아버지랑 사이가 안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새어머니 분이 아이가 괜찮지 않다는 결론을 듣고 시아버지를 곤란하게 하고싶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렇지만 정말 이 분의 말이 맞아서, 아이가 지속적으로 할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었는데 제가 놓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는 당연히,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어야 하지요. 이 케이스의 경우 분명히 시진상 특이 소견이 없었고, 저는 진료를 통한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질 입구나 처녀막에 상처의 흔적이 있거나 이물질이 있지 않다고 솔직하게 진단 내용을 말씀드리고 상황을 종료했습니다.
아동 보호를 위해
상황을 보다 잘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 관련 경험이 풍부한 다른 분야의 종사자라면 또다른 해결책을 지니고 있지 않았을까요?
아동 보호를 위해서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상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의 생각으로는, 아동보호 기관이나 심리 검사 및 진단을 권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안내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할 수 있는지, 즉 어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학대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글을 통해 다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모인다면 '일어날 일을 일어나지 않게끔'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도 꾸준히 생각을 거듭해 볼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방식-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입니다.
병원 진료실에는 다양한 분들이 찾아옵니다. 영·유아, 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지요. 그 중에서도 저는 요즘 유아, 어린이, 청소년 등의 미성년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료하며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산부인과에서의 '아동학대'라는 주제를 연속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외래 진료를 통해 겪었던 여러 사례를 공유하고, 마음 속에 품었던 질문을 나누며 좀 더 이런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거나 함께 답을 구해보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케이스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가 로즈앤의원에 방문했습니다. 아이가 '밑이 간지럽다'고 해 내원한 경우로, 위생 상태가 약간 좋지 않은 상태였지요.
그런데 엄마가 친모가 아니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말로는 자신이 여러 번 물어보니 '친할아버지가 씻길 때 손가락으로 밑을 건드렸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아동을 진찰할 때는
이 점이 어른과 다릅니다.
① 사전 준비
아이를 진찰할 때에는 부모와 아이 모두의 심리적 편안함이 우선입니다.
먼저 부모에게 진찰의 목적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여 불안감을 줄여줍니다. 아이에게도 나이에 맞는 언어로 진찰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긴장하지 않도록 부모와 함께 기다릴 수 있게 해 진료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냅니다.
② 문진(History Taking)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월경 시작 여부(아직 시작 전일 가능성이 크지요), 배뇨·배변 문제, 분비물 등의 증상에 대해 부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보통 부모가 아이의 분비물이 묻은 팬티 사진을 찍어오거나, 자세하게 분비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든다면 "원래 팬티가 깨끗했는데, 2-3일전부터 노랗게 팬티에 뭐가 묻어요, 냄새도 심하구요." 이런 내용입니다.
설명이 더 필요한 경우 아이에게도 간단히 물어보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대화합니다.
③ 신체 검사
먼저 아이의 전체 몸 건강을 점검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성장 상태, 체중, 신장 등을 확인합니다.
이후 외음부 시진, 즉 의사가 눈으로 피부를 관찰해 진료합니다. 아이의 외음부를 살펴 비정상적인 발적, 분비물, 염증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는데요. 시작할 때에는 면봉으로 먼저 손이나 다리에 문지르며 "이거봐, 여기에 이렇게 하니까 하나도 안 아프지?이걸 밑에 잠깐 할꺼야. 그냥 이걸로 선생님이 보기만 할꺼야." 라며 설득하고 안심시켜줍니다.
진찰 중에는 부모가 함께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나이가 아주 어린 경우는 엄마가 아이를 안고 진찰대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혼자 진찰대에 앉을 수 있는 경우는 엄마가 바로 옆에 있게 합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복부 초음파로 제한합니다. 기구 등을 넣는 검사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검사 시 어떤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나요?
① 피부 및 점막 상태
1) 색 변화: 비정상적인 발적(붉어짐)이나 창백한 부위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보통 꼭 끼는 바지를 입거나 해 대음순이 꼭 붙어있는 경우 어린 여아들에게서 기저귀 발진처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2) 염증 또는 감염 징후: 피부 발진, 부종(부기), 열감, 통증 등이 있는지 봅니다.
3) 건조 또는 궤양: 점막이 지나치게 건조하거나 상처, 궤양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분비물
1) 색깔, 양, 냄새: 정상적인 질 분비물과 비교했을 때 색이 노랗거나 녹색이거나, 피가 비치거나, 혹은 안좋은 냄새가 나는 등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살핍니다.
2) 분비물의 위치와 패턴: 어떤 부위에서 분비물이 관찰되는지 확인합니다. 보통 질 입구에서 바깥으로 삐져나온 분비물의 양상을 보고 판단합니다.
③ 비대 및 돌출 부위
1) 음순 및 주변 조직: 대음순, 소음순, 음핵 등의 비대(지나치게 커짐)가 있는지, 대칭적인지 살핍니다.
2) 탈출증 징후: 질구나 주변에서 조직이 탈출된 것처럼 보이는지를 확인합니다. 가끔 탈장(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빠져 나오거나 돌출되는 증상)이 있는 친구들이 "사타구니에 뭐가 만져져요."하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④ 피부병변 또는 이상소견
1) 혹, 낭종, 사마귀, 궤양: 외음부나 질 입구에 혹이나 비정상적인 돌출, 궤양 또는 사마귀와 같은 병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모낭염: 음모 부위에 염증이 있는지 살핍니다.
⑤ 발달/위생 상태
어린 아이나 청소년에서는 음모 발달 정도 등의 2차 성징의 발달 상태를 확인합니다. 아울러 위생 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위생 교육을 알려드리며 권합니다.
⑥ 회음부 상태
회음부에 열상(찢어진 부분), 흉터, 혹은 기타 손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또 처녀막 안쪽을 면봉으로 살짝 열어보고, 비비탄 총알 등의 작은 장난감과 같은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산부인과적 문제는 없지만
학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때
의사는 고민합니다.
앞서 언급한 케이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은 '아기가 밑이 간지럽다고 한다.' 라는 증상으로 산부인과 의원에 온 경우 의사인 제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이 분은 유독 '안 괜찮다, 문제가 있다.'는 말을 더 듣고 싶어하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와의 대화 중 시아버지랑 사이가 안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새어머니 분이 아이가 괜찮지 않다는 결론을 듣고 시아버지를 곤란하게 하고싶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렇지만 정말 이 분의 말이 맞아서, 아이가 지속적으로 할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었는데 제가 놓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는 당연히,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어야 하지요. 이 케이스의 경우 분명히 시진상 특이 소견이 없었고, 저는 진료를 통한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질 입구나 처녀막에 상처의 흔적이 있거나 이물질이 있지 않다고 솔직하게 진단 내용을 말씀드리고 상황을 종료했습니다.
아동 보호를 위해
상황을 보다 잘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 관련 경험이 풍부한 다른 분야의 종사자라면 또다른 해결책을 지니고 있지 않았을까요?
아동 보호를 위해서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상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의 생각으로는, 아동보호 기관이나 심리 검사 및 진단을 권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안내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할 수 있는지, 즉 어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학대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글을 통해 다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모인다면 '일어날 일을 일어나지 않게끔'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도 꾸준히 생각을 거듭해 볼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