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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언니의 책소개] 끝내주는 인생 - 이슬아 산문집

2023-11-11
조회수 902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현재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이슬아의 에세이『끝내주는 인생』입니다. 제가 이슬아 작가를 처음 알게 된것은 응급의학과 의사인 남궁인 작가와 함께 쓴 『우리사이엔 오해가 있다』라는 책을 읽고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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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기사


저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은 의사로써 힘든 시절 남궁인 작가 『만약은 없다』 는 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작가가 마주했던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을 담고 있는데요. 그후로 남궁인 작가의 책은 늘 사서 읽어왔지요. 

두 사람이 주고받은 책을 읽고 난 뒤, 저는 이슬아 작가님의 매력에도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애어른스러운 삶에 대한 의연함과 유머러스함이 멋지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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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는 불공정한 현재와 기후재난의 미래 사이에서, ‘이슬아의 유래’와 ‘잊힌 여자의 계보’를 쫓으며 ‘신인(新人)’의 각오를 다진다. 

오랜 친구 앞에서 쉬이 무너지기도 하고 한껏 야해지기도 하면서 우정의 새로운 면모를 부지런히 찾아낸다. 자신을 향해 뜨겁게 환호하거나 차갑게 폄훼하는 익명의 대중이 아니라 태권도장 아이들, 요가원 언니들과 일상의 우정을 쌓는다. 

전업작가의 삶을 불안해하면서도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과 지구의 안위를 헤아리고 당부한다. 오늘도 뛰고 쓰고 노래하며 끝내주는 인생을 가슴에 품는다. 

이 산문집은 ‘일간 이슬아’ 너머, 더 깊고 넓고 고유하게 펼쳐질 이슬아의 세계에 관한 끝내주는 은유다.

-『끝내주는 인생』 책 소개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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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삶에 대한 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어, 천천히 함께 읽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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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브레닌은 신음 소리만을 냈다. (...)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침착하며 깊게 울리는 신음 소리였다. 그것은 힘이었다. 바로 내가 항상 원했고 앞으로도 원할 힘이었다. 영장류인 내게 늘 부족하지만 결코 잊지 않고 간직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일깨우는 힘이었다. 

내가 두 달 된 새끼 늑대만큼만 힘이 있다면 나는 도덕적 악이 결코 자라나지 못할 토양이 될 것이다. (...) 나는 우연히 태어난 영장류다. 그러나 나는 자기를 땅바닥에 메다꽂은 불독에게 저항하며 낮은 신음 소리를 내 는 새끼 늑대에게서 최고의 나를 발견한다. 신음은 고통이 다가옴을 예견하는 것이며, 고통은 삶의 본질이다. 그것은 내가 새끼 늑대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깨달음이고, 삶이라는 불독이 언제든지 나뭇가지처럼 나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그러나 동시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 다. (...) 사고가 터질 때 나는 작은 새끼 늑대를 생각한다.

불독보다 체구가 훨씬 작은 새끼 늑대의 모습이 그려지니? 너는 철학자도 늑대도 아니지만 둘을 조금씩 닮았으니까 알지도 모르겠어. 브레닌은 어째서 목을 물린 채로도 위엄을 지킬 수 있었을까? 비명도 안 지르고 도망치지도 않은 건 왜일까? 강아지라면 낑낑댔을 테고 영장류라면 복수를 계획하며 달아났을 텐데. 

(철학자) 마크는 이렇게 대답해. 그건 브레닌이 가진 힘 때문이라고. 삶과 고통이 같은 것임을 아는 자의 힘, 위험을 숨쉬듯 감당하는 자의 힘, 견딜 수 있다는 걸 배우지 않아도 DNA로 그냥 아는 자의 힘, 날마다 점점 강해질 그 힘.

그런 힘은 공격력이나 방어력뿐 아니라 도덕성을 일깨운다고도 마크는 말해. 그에게 힘있는 존재란 악이 자라나지 않을 토양이야. 너라면 고개를 끄덕일 거야.


저 로즈앤의원 박영 원장 역시 삶의 고난을 여럿 겪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강아지처럼 낑낑대거나 영장류처럼 복수를 계획하며 분개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제가 이 이슬아 작가의 글에서 느꼈던 매력 역시 '힘'에서 나옵니다. 어린 나이에도 삶과 고통이 같은 것임을 아는 자의 힘, 위험을 숨 쉬듯이 감당하는 자의 힘, 견딜 수 있다는 걸 배우지 않아도 그냥 아는 자의 힘, 날마다 점점 강해질 그 힘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유쾌하게 삶을 풀어내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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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의심됩니다, 더 큰 병원에 가보셔야겠어요.


외래에서도 이런 '힘'을 느끼는 분을 가끔 만납니다. 위와 같은 나쁜 소식을 제가 전할 때도 스스로의 위엄을 지키는 분들요. 그럴때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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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 지옥'은 촘촘한 눈들로 둘러싸인 방이다. 

세상 모두가 나를 재단하는데 그중 가장 엄격한 시선을 지닌 자는 나다.

저는 살면서 이불킥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시간이 긴 편입니다. 그것을 이슬아 작가는 '자의식 지옥'이라고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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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최고의 순간을 같이 겪어준 누군가에게 자의식 천국을 짓게해줄 권위를 부여해준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저는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저 또한 운좋게도 남편과 가족, 배울 점이 많은 친구 등의 멋진 타인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순간을 같이 겪어준 누군가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 나는 좋다. 그와 주고받은 시선과 언어가 자의식 천국의 건축 자재다. 천국은 지옥보다 터가 넓다. 거기선 평소처럼 굴어도 좋고 평소와 다르게 굴어도 좋고 끼 부려도 좋고 실수해도 좋고 세상에 없는 노래를 즉석에서 지어 불러도 좋다.

내 삶을 누구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어마무시한 다짐도, 자의식 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처음 개원했을 때는 나의 삶이 타인의 시선에 매달린다는 사실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악플에 많이 울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젠 누구의 시선에 매달릴지 결정할 권한이 저한테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면서 저 역시 누군가에게는 자의식 천국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타인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칭찬과 감사함을 듬뿍 전해야겠습니다. 내일 로즈앤의원에 출근해서 제 구성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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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쭉 읽어 내려가다가 이훤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작가님의 애정어린 문장을 읽으며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네이버에 검색했습니다. 그 때가 밤 11시였지요. 하루종일 진료로 피곤했기에 그냥 잘까 하다가 결국 궁금함이 피곤함을 이겨 검색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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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바로 이슬아 작가라고 뜨는게 아니겠어요? 기진맥진하던 그 밤, 갑자기 눈이 튀어나올 뻔 했습니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의 인스타를 찾아봤더니 10월 언제쯤 결혼식을 올렸더라구요.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요.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할머니가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이슬아 작가의 강연에 간 이유는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였는데요. 바로'작가가 결혼을 할까? 아이를 낳을까? 엄마가 될까?'라는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으시겠어요?' 하는 작가의  질문에 할머니는 이렇게 답합니다. 


작가님이 꼭 결혼하면 좋겠어요. 애도 낳고요. 

그럼 얼마나 삶이 달라지겠어요? 

그럼 또 얼마나 이야기가 생겨나겠어요? 

나는요, 계속 달라지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듣고 싶어요.


저 역시 이 할머니와 너무나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이슬아 작가는 시댁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해결할까요? 

나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은 육아의 시간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결혼생활의 많은 고비들은 또 어떻게 넘겨갈까요?

 그녀라면 삶의 위엄을 잃지 않고 위트있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결혼 후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끝까지 [영언니의 책소개]를 읽어준 여러분에게도 이슬아 에세이를 한 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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